<p></p><br /><br />길바닥은 물론 화단 속에도 버려진 담배 꽁초들, 심지어 하수구 속에도 가득한데요. 장마철마다 거리를 물 바다로 만드는 주범이라고 합니다. <br> <br>꽁초가 얼마나 많은 지, 허욱 기자가 직접 수거에 나섰습니다. 더하는뉴스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오후 1시, 광화문의 한 뒷골목. 삼삼오오 모인 직장인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. <br> <br>'꽁초를 버리면 과태료가 부과된다'는 경고문이 붙어있지만, 이들이 떠난 자리엔 어김없이 수많은 꽁초들이 널려 있습니다. <br> <br>[환경미화원] <br>"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이렇게 꾸준히 버리니깐 계속 일을 해야 해요. (저기도 있네요. 치우셔야겠다.) 치우면 조금 있으면 또 버려요. 사람들이. 뭐 어쩔수 없어." <br> <br>[허 욱 기자] <br>"지금부터 이 집게로 광화문 일대 골목의 담배 꽁초를 샅샅이 찾아 보겠습니다." <br> <br>길 바닥에 버려진 꽁초도 많지만, 화단 속에 교묘히 숨겨진 꽁초도 적지 않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어휴. 많다. 많아." <br> <br>겉으론 깨끗해 보이는 거리. <br> <br>그런데 하수구가 반전입니다. <br> <br>하수구 덮개 사이로 보이는 무수한 담배 꽁초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열리지도 않네요." <br> <br>반경 백 미터 안의 하수구 4곳을 살펴보니, 재떨이를 방불케 합니다. <br> <br>집게로 하나씩 들어내다, 결국 손으로 쓸어담습니다. <br> <br>[허 욱 기자] <br>"담배 꽁초만 보이는대로 주워담았는데요. 10리터짜리 종량제 봉투가 벌써 가득찼는데 거리에는 아직도 담배 꽁초가 많이 남아있습니다." <br><br>오후 3시 서울 강남역. 단속반의 점검이 뜸한 시간입니다. <br> <br>[강남구청 관계자] <br>"거기는 워낙 우리가 많이 단속해서 그쪽은 없는데, 지금은 담배꽁초 그렇게 없을거예요." <br> <br>하지만 이런 장담이 무색하게 거리에는 꽁초들이 널려 있습니다 <br> <br>2시간에 한번씩 꽁초 수거에 나선다는 인근 건물의 관리인. <br> <br>[이일호 / 강남역 인근 건물 관리인] <br>"담배꽁초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, 그리고 아침에 새벽에 청소할 때는 20kg짜리 포대로 쓸어담습니다." <br><br>우리 나라에서 하루에 팔리는 담배는 1억8천8백만 개비. 이중 3분의 2가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됩니다. <br><br>해결책은 없는 걸까. 흡연자들이 몰리는 골목 앞에 쓰레기 봉투를 놔뒀습니다. <br> <br>담배를 피우던 사람들 대부분이 봉투 안에 꽁초를 버립니다. <br> <br>[허 욱 기자] <br>"설치했던 종량제 봉투를 수거했는데요. 다른 일반 쓰레기를 분리하고 봤더니 봉투 안에 담배 꽁초만 수백개가 버려졌습니다." <br><br>경기도 구리의 한 주택가 골목. 버려진 꽁초로 몸살을 앓았던 곳인데, 요즘은 부쩍 깨끗해졌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원래 화단에 담배꽁초가 많은데 잘 안보입니다." <br> <br>변화가 시작된 건 2년 전. 주민들이 꽁초를 주워오면 일정 금액으로 바꿔주는 '담배 꽁초 수거 보상제'가 도입되면서 부텁니다. <br> <br>시 당국은 이렇게 모은 꽁초들을 퇴비로 재활용합니다. <br> <br>문제는 예산. 배정된 예산이 제한돼 있어, 1년 내내 할 수 없다는 겁니다. <br> <br>[유남석 / 경기 구리시 자원행정과] <br>"사업비 지원이 안되는 기간 동안은 사실상 흡연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." <br><br>꽁초를 거리에 버리다 적발된 흡연자들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. <br><br>흡연자들은 단속이 능사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. <br> <br>[공현식 / 경기 용인시 (흡연자)] <br>"담배 피우는 사람이 양심을 바닥에 던지게 만들지 말라는거지. 흡연구역을 어느 정도 만들어줘서 우리가 정상적인 위치에서 담배를 피우고 버릴 수 있도록…" <br><br>전문가들은 담배 1갑마다 24원 넘게 매기는 폐기물 부담금을 제대로 써야 한다고 지적합니다. <br> <br>지난해 이 폐기물 부담금은 무려 9백억원에 육박했습니다. <br> <br>[김용욱 / 한국흡연문화개선환경협회] <br>"담배 꽁초 치우는 데 써야할 돈이거든요. 그런데, 이 돈을 여기에 안써요. 지금부터라도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합니다." <br> <br>채널A 뉴스 허 욱입니다. <br> <br>wookh@donga.com